【 청년일보 】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인력 운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하나카드 노조가 신입 사원 채용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업무과중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자회사의 인력 운용 관련해 그룹 이익 기여도가 큰 은행을 제외한 카드·보험 노조에서 신입 사원 채용을 확대해 달라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터져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이 ESG 경영 일환으로 다양한 채용·일자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도 정작 그룹 내 일자리 확대는 미흡하다며, 대외적인 홍보활동에만 치중하는 모습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2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하나카드 지부(이하 노조)는 최근 하나금융그룹 본사에서 신입 직원 채용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인력 확충이 정지된 양상이다. 이 회사는 2022년까지 신입 및 경력을 조금씩 채용해 왔으나 지난해부터 시장상황과 경영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신입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 내부에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전언이 나온다. 최근 트래블체크카드 등 신사업에 공을 들이면서 그에 따른 업무량은 늘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노조는 지난 17일 투쟁에 돌입했다. 노조는 “올해 퇴사 예정자(임금피크제)가 70명 정도로 퇴사자는 늘고 있는 반면, 신입 채용은 멈춰진 상황이라 인력충원이 시급하다”며 시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협업부서와 인력 충원과 관련해 논의 중에 있다”며 “하반기에 신규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그룹의 자회사 인력 운용은 그룹 이익 기여도가 큰 은행을 제외한, 카드·보험 노조에서 신입 사원 채용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은행은 2022년 300명, 2023년 460명 및 2024년 상반기에 150명의 신입 사원으로 채용했다. 반면 하나손해보험은 2022년 0명, 2023년 17명, 2024년 28명을 채용했고, 하나생명은 2022년 2명, 2023년 4명, 2024년 12명을 신규로 채용했다. 반면 하나카드는 지난 2022년 12명을 채용한 후 현재까지 신입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있다.
하나생명 같은 경우 최근 몇 년간 동종업계에서 임금 및 복지가 낮아 신입 및 저연차 직원들이 이직을 하면서 직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이에 하나생명 노조도 올해 초(지난 1월 29일) 집회를 강행, 회사측에 임금 상향과 함께 직원 채용을 요구한 바 았다.
하나생명 노조 관계자는 “당시 급여와 처우가 열악해 신입 및 저연차 직원들의 이탈이 있어 업무 과중 등이 동반돼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올해 상반기 신입 직원 12명을 채용, 이례적인 충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GA사업부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충원한 것을 안다”면서도 “올해 초 개최한 집회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발휘한 것도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자회사들이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고충을 성토하는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이 ESG 경영 일환으로 추진하는 일자리 확대 프로그램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신중년, 장애인 등 연령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 및 확대하고 있다.
또한 하나금융그룹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프로그램인 ‘하나 파워 온 혁신기업 인턴십’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
‘하나 파워 온 혁신기업 인턴십’은 정보 불균형으로 구인활동이 어려운 사회혁신기업과 구직을 희망하는 청년을 연결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청년과 장애인, 경력보유 여성 등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금융그룹의 사회적 가치 창출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하나금융그룹은 ‘하나 파워 온 세컨드 라이프’ 프로그램을 통해 신중년 일자리 창출도 추진하고 있다.
‘하나 파워 온 세컨드 라이프’는 하나금융이 지난 2022년 8월부터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40·50 신중년을 위해 진행한 재취업 특화 지원사업이다.
신중년 일자리 창출 확대를 위해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지역의 우수 일자리를 발굴하고 지역 거주 중장년층 취업을 지원한다. 동시에 전국 10여개 지역에서 오프라인 취업박람회를 개최해 해당지역의 경력 인재들과 우수 일자리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 중에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년 간 2천279명이 참여했고, 신중년 맞춤형 취업 지원까지 받은 965명 가운데 338명은 취업에 성공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고 하나금융측은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내부 충원에 대한 거센 요구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그룹이 ESG 경영 일환으로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보여주기식 대외 홍보활동에만 주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최근 하나금융그룹의 자회사인 하나카드가 신입 직원 채용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는 등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충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현실에서는 신입 직원 채용(일자리 확대)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언론 등 대중들에게 일자리 확대와 채용에 대해 적극적 모습에만 치중하는 그룹의 행태가 이중적 행태로 보여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하나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7천509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관계사인 하나증권 1천312억원, 하나카드 1천166억원, 하나캐피탈 1천111억원, 하나자산신탁 364억원, 하나생명 92억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하나손보는 154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