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반도체업계에 단기 우군, 장기 복병 위험

    ▲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지난해 극심한 불황을 겪고 난 뒤 올해 반등이 기대되던 상황에서 급속히 확산되는 코로나19가 단기적으로 우군(友軍)이 됐다가 장기적으로 복병(伏兵)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0일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관측된다. KB증권은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전 분기보다 4% 증가한 3조7000억원,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92% 증가한 4529억원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이후 서버 D램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재택근무·화상회의 등 비대면 업무 확대와 여가 활용을 위한 OTT(온라인 동영상) 시청 시간 증대에 따라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IT기업들의 대규모 신규 서버 증설 수요가 증가해 반도체 업계의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실적과 회사측의 설명을 들으면 이는 타당성을 갖는다. 지난 25일 마이크론은 회계기준 2분기(지난해 12월~올해 2월)에 매출은 47억9700만달러, 영업이익은 4억4000만달러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수치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보다 17.5%, 77.5% 감소했지만 지난달 코로나19로 중국 시안 공장이 가동 중단한 것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마이크론 측도 “원격근무·전자상거래 등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며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분석업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2분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1분기 서버 D램 가격이 전기 대비 5~10%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트렌드포스는 서버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메모리반도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이 2분기에 5~1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분기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약 5조원,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약 1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쟁사들이 설비투자에 보수적이면 내년 반도체 업황까지 기대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단기적 지표가 양호하게 예상되더라도 반도체 업체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코로나19가 아시아권을 벗어나 소비여력이 큰 유럽·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셧다운(가동 중단)·이동 제한 등으로 공급·수요 양 측면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수요가 코로나19로부터 빠르게 회복하면 반도체 매출이 전년보다 6% 증가하겠지만 최악의 경우 12%까지 급감할 것”이라며 “올 여름 공급망이 복구되고 격리·이동금지가 해제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전년보다 6% 역성장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